밥만 먹고나면 곰돌이 줄자 밑에 쪼르르 달려가서 키가 많이 자랐는지 보라고 하던 서현이. 얼마 전부터는 12월이 아직 멀었냐고 그렇게 자주 묻더니 이제 정말 12월이 되었네. 그렇게 기다리던 네살이 이제야 되었나부다.

그러고보니 서현이가 미국에 온지도 이제 꼭 일년이 지났네. 그동안 말도 안통하는 낯선 나라에서 적응하기가 아빠, 엄마보다 더 힘들었을텐데… 유치원에도 씩씩하게 잘 다녀주고, 항상 건강하고 명랑하게 잘 뛰어놀고… 아빠는 그런 서현이가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저녁에 아빠가 유치원으로 데리러 가면 얼굴이 눈물 범벅이 되어 달려나오던 서현이. 집에 돌아와서는 유치원에서 들어온 영어 한마디씩을 혼자서 계속 반복해서 중얼거리던 서현이. 그 모습들이 얼마나 안쓰럽게 보이던지. 하지만 이제는 유치원에 데리러 좀 일찍이라도 가면 ’10분만 더’ 놀다 가겠다 그러고, 영어는 아직도 ‘난 영어 잘 못해’ 하면서도 필요한 의사소통은 스스로 다 하는 걸 보면 참 대견하고 고맙단다.

요즘은 잠도 예전보다는 비교적 일찍 자 주고 (10시~11시), 밥도 그런대로 잘 먹어서 얼굴에도 통통하니 예쁘게 살도 오르고. 그러고보니 엄마, 아빠가 걱정하던 것들을 이제는 다 잘 해주고 있구나. 고맙다.

뭐 아빠가 더 바라는 바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만하면 우리 딸이 아빠, 엄마에게 너무너무 잘 하고 있다고 얘기해야겠지? 사랑하는 우리딸 서현아. 계속 지금처럼 맑고 밝은, (그리고 아빠도 좀 더 사랑해 주는) 건강한 딸로 자라주렴.

사랑하는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