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서현이 네번째 스케이트 강습이 있던 날. 아직 엉덩방아를 엄청나게 찧어대지만 얼굴 표정은 너무도 밝다. 사실 처음 스케이트 강습 받으러 왔을 때의 그 슬픈 표정에 비하면 너무도 큰 변화인 셈이다. 그리고 그건 서현이의 긍정적, 낙관적, 진취적인 성향을 그대로 잘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인 듯 하다.

스케이트 강습 첫번째: 그저 뭔가 새로운 걸 하러 간다는 생각에 방긋방긋 웃으며 스케이트장을 찾았던 서현이는, 이내 무거운 스케이트를 신고 빙판 위에 서자마자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을 했고, 계속 되는 엉덩방아와 그에 더해 발목을 접는 이상한 습관 (내지는 구조적 결함?) 때문에 코치 선생님 (Mr. Stewart)의 지적을 자꾸 받게되자 급기야는 얼굴이 눈물범벅이 되어서 그만 타고싶다고 애원을 했었다.

스케이트 강습 두번째: 지난번의 아픈 기억 때문에 가기 싫어하는 애를 억지로 끌고 온 날. 서현이는 여전히 발목을 많이 접고, 그 때문에 불안불안하고, 선생님의 지적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강습이 끝난 뒤에 아빠와 함께 남아서 좀 더 연습하는 성의를 보였었다.

스케이트 강습 세번째: 얼굴에 드리웠던 어두운 그림자는 사라지고, 이젠 제법 자신감이 붙은 듯 연신 방긋방긋 웃는다. 애처로와서 차마 따라오지 못하겠다던 엄마도 이제는 한결 마음 편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같은 반 다른 꼬마애의 아빠가 서현이를 가리키며 ‘정말 amazing한 딸을 뒀다’고 칭찬을 해 주었다. 수업이 끝나고나자 이번에는 아빠를 불러들여 가르치기 시작한다. step, step, slide, jump, jump… 심지어는 ‘아빠는 잘 못타니까 링크 바깥쪽 (손잡이 쪽)에서 타라고 한다. 자기는 안쪽에서 타겠다며…

스케이트 강습 네번째: 이젠 완전 자신감 충천이다. 여전히 엉덩방아를 시도때도 없이 찧어대지만 발목도 한결 곧고, 자세도 안정적이다. 넘어지면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오뚜기마냥 금새 금새 일어난다. 주변에서 지켜보는 다른 부모들이 이구동성으로 ‘정말 대단한 아이다,’ ‘스케이트를 가장 즐기는 아이같다’ 라며 칭찬들을 한다.

더 재미있는 건, 이젠 서준이에게 무슨 얘기를 하다가 자신의 스케이트 경험담을 진지하게 들려주며 동생을 훈계한다. “서준아. 잘 안돼서 슬프지? 그래도 울지 말고 자꾸 해 봐야돼… 누나도 스케이트 처음에 탈때 계속 넘어져서 슬펐는데, 자꾸자꾸 연습해서 이젠 잘 타잖아. 알았지?”

맞아. 서현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는 너를 보면서 아빠도 많이 배운단다. 우리 서현이, 대단해.

사랑하는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