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는 수영장 가고 엄마가 잠깐 근처에 장보러 나간 사이, 아빠랑 둘이서 집에서 놀던 서준이. 아빠 손을 잡아 당기며 장난을 치다가, 아빠가 손을 잡고 번쩍 들어올려줬더니 너무 좋아한다. 그리고는 내려놓으면 다시 들어올려달라고… 애기들 팔을 잡고 번쩍번쩍 들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너무 좋아하고, 자꾸 해 달라 보채기에 나름 조심하면서 몇번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는데… 결국 마지막에 내려놓는 순간 뭔가가 잘못 되었는지 서준이가 우는 소리를 한다. 악을 쓰면서 울지는 않지만 왼손으로 오른손을 살살 만지며 아픈 강아지마냥 낑낑거리는데, 직감적으로 뭔가 잘못되었구나 싶었다.

일단 애를 달래느라 꼬옥 안고서 토닥거려주니 나한테 힘없이 푹 기대며 끙끙거리는데, 몸에서 열이 나고 식은 땀까지 흐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내 자신이 얼마나 밉던지… 그래도 혹시나 좀 그러고 있다 나아지지나 않을까 하고 안고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니, 끙끙거리던 서준이는 아파서인지 힘들어서인지 잠이 든듯 조용해진다. 그렇지만 불편한 오른손 위치가 바뀔때마다 잠결에도 칭칭거리며 우는 소리를 하는게, 기대처럼 그냥 넘어가질 상황은 아닌 것 같았다.

좀 기다렸다가 들어오는 엄마한테 상황을 간단히 얘기하고 응급실로 향했다. 우습지만 몇년 전에 서현이에게도 거의 똑같은 일을 저질렀었기에, 그리 큰 문제없이 간단히 고칠 수 있으리라 생각은 하면서도 그래도 기운없이 기대어 낑낑거리는 서준이를 보니 얼마나 미안하고, 나 스스로가 한심하고 밉던지… 병원 직원들도 접수창구 직원부터 간호사까지 모두 내 마음을 아는지, ‘그건 너무 흔한 일이고 절대 네 잘못 아니라고, 자책하지 말라’고 한마디씩 해 준다. 고맙긴 하지만, 그래도 어찌 자책이 안돼랴…

서현이 때 처럼, 진짜 의사가 아닌 PA (Physician Assistant)가 나타나 얘기를 듣더니, 거짓말처럼 이제 괜찮단다. 내 설명을 듣는 사이에 애를 관찰하는 것처럼 잠깐 안아보더니 그 사이 ‘치료’를 했나보다. Too good to be true… 거짓말처럼 잠시 후, 칭얼거리던 서준이는 꼼짝 못하던 오른손을 휘젓기 시작한다.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서준아, 엄마 말마따나 아빠랑 놀다보면 거쳐야 할 통과의례 했다고 치자. 그치만 아빠 생각엔 엄마한테도 5% 책임은 있는 것 같다. 이게 모든 애들이 다 그런게 아니라 유전적으로 그것(Nursemaid’s Elbow)에 susceptible한 아이들이 있대. 아빠는 전혀 그런 적이 없었는데, 엄마는 어렸을 때 팔이 자주 탈골이 되었었다고 하니 엄마 책임도 있지? 아무튼 오늘, 여느때랑 다름없이 잘 노는 서준이를 보니 이 일상이 너무 고맙다. 서준아, 아빠가 앞으로는 더 조심할께. 너도 위험한거 자꾸 해 달라고 보채지 말어, 알았지?

사랑하는 아빠가